디스크 브레이크와 드럼 브레이크 차이, 자동차를 멈추는 기술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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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잘 달리는 것보다 잘 멈추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가속이 느리면 답답하지만 브레이크가 늦으면 정말 아찔해지죠.
그런데 자동차의 네 바퀴를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모습이 발견됩니다.
앞바퀴에는 반짝이는 디스크가 있는데 뒤에는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정비소에서 앞바퀴를 떼면 커다란 은색 원판이 바로 드러납니다.
그런데 뒷바퀴에는 냄비처럼 둥근 부품만 달려 있을 수 있습니다.
앞쪽에는 디스크 브레이크, 뒤쪽에는 드럼 브레이크가 달린 것입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디스크가 더 좋은 기술이라면 네 바퀴에 모두 달면 되지 않을까요?
자동차 회사가 뒤쪽 브레이크 비용을 아끼려고 그런 것일까요?
정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디스크와 드럼은 성격과 잘하는 일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두 장치는 100년 넘게 자동차를 멈춰 온 오래된 동료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두 브레이크의 이야기를 조금 재미있게 풀어보겠습니다.
1. 자동차는 달리기 시작한 뒤에야 멈출 걱정을 했다
초기 자동차를 만든 사람들의 관심은 대부분 엔진에 쏠렸습니다.
말보다 빠르게 달리는 기계를 만드는 일이 먼저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자동차가 빨라진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달릴 수는 있는데 안전하게 멈추는 방법이 부족했던 것이죠.
초기의 브레이크는 지금 보면 무척 단순했습니다.
운전자가 레버를 당기면 마찰재가 바퀴를 직접 눌렀습니다.
자전거 브레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였습니다.
자동차가 느릴 때는 이런 방식으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엔진 출력과 자동차 무게는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속도가 빨라지자 작은 마찰장치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고요.
긴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가 뜨거워지는 문제도 생겼습니다.
운전자는 힘껏 밟는데 자동차가 계속 내려가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브레이크가 열 때문에 힘을 잃는 현상을 페이드라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며 널리 사용된 기술이 드럼 브레이크였습니다.
바퀴 안쪽에 둥근 통을 만들고 내부에서 마찰을 일으켰습니다.
겉모습은 냄비 같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혁신적인 장치였습니다.
적은 힘으로도 강한 제동력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럼 브레이크는 오랫동안 자동차의 네 바퀴를 책임졌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더 빨라지면서 드럼에도 약점이 드러났습니다.
밀폐된 공간에 열이 갇혀 좀처럼 빠져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달리기 실력은 좋아졌는데 멈추는 체력이 부족해진 셈이었죠.
이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디스크 브레이크입니다.
디스크 방식은 1900년대 초부터 연구됐지만 처음에는 비쌌습니다.
내구성과 재료 기술도 부족해 대중화가 쉽지 않았고요.
디스크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 곳은 자동차 경주장이었습니다.
1953년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재규어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차량에는 던롭이 개발한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려 있었습니다.
경쟁 차량보다 늦게 브레이크를 밟고도 안정적으로 감속했습니다.
빠른 엔진만큼 강한 브레이크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죠.
2. 디스크 브레이크는 거대한 집게와 비슷하다
디스크 브레이크의 구조는 생각보다 이해하기 쉽습니다.
바퀴와 함께 돌아가는 커다란 금속 원판이 중심에 있습니다.
이 원판을 브레이크 디스크 또는 로터라고 부릅니다.
디스크 옆에는 캘리퍼라는 부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캘리퍼 안에는 디스크를 잡는 브레이크 패드가 들어 있고요.
운전자가 페달을 밟으면 브레이크액에 압력이 생깁니다.
이 압력이 배관을 타고 바퀴의 캘리퍼까지 전달됩니다.
캘리퍼의 피스톤은 패드를 디스크 방향으로 밀어냅니다.
두 개의 패드가 회전하는 디스크를 양쪽에서 붙잡는 것이죠.
빨래집게가 천을 잡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물론 자동차용 집게는 수십 배 강하고 뜨겁습니다.
패드와 디스크가 맞닿으면 강한 마찰이 발생합니다.
바퀴의 회전 속도가 줄면서 자동차도 함께 느려집니다.
자동차가 가지고 있던 운동에너지는 열로 바뀌게 됩니다.
급제동한 뒤 디스크가 뜨거워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이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데 능숙합니다.
금속 원판이 공기 중에 노출된 채 계속 회전하기 때문입니다.
달리는 동안 공기가 디스크 표면을 지나며 열을 식혀 줍니다.
일부 디스크 내부에는 공기가 흐르는 통로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를 통풍식 디스크라고 부르며 앞바퀴에 많이 사용합니다.
스포츠카의 디스크에 구멍이나 홈이 보이기도 합니다.
열과 마찰 부산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구조입니다.
다만 구멍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디스크는 아닙니다.
재질과 설계가 부족하면 오히려 균열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디스크 방식은 물에 젖은 뒤 회복도 비교적 빠릅니다.
디스크가 회전하면서 표면의 물을 밖으로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대신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얇은 녹이 생기기 쉽습니다.
비가 온 다음 날 디스크가 갈색으로 변해도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 주행 중 몇 번 제동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3. 드럼 브레이크는 냄비 안에서 힘을 쓴다
드럼 브레이크는 이름처럼 둥근 통을 사용합니다.
바퀴와 함께 회전하는 이 통을 브레이크 드럼이라고 부릅니다.
드럼 안에는 반달 모양의 브레이크 슈가 들어 있습니다.
운전자가 페달을 밟으면 두 슈가 바깥쪽으로 벌어집니다.
브레이크 슈가 드럼 안쪽 벽을 누르면서 마찰을 만드는 것이죠.
디스크가 밖에서 원판을 잡는 방식이라면 드럼은 정반대입니다.
둥근 통 안에서 마찰재가 밖으로 밀려나며 제동합니다.
드럼 브레이크에는 흥미로운 재주가 하나 있습니다.
회전하는 드럼이 브레이크 슈를 끌어당기며 힘을 키워줍니다.
이를 자기배력 작용이라고 부릅니다.
적은 유압으로도 큰 제동력을 만들 수 있는 이유입니다.
쉽게 말하면 드럼이 스스로 제동을 조금 도와주는 셈입니다.
제작 비용이 낮고 마찰재의 수명이 긴 것도 장점입니다.
주차 브레이크 장치를 만들기도 비교적 간단하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실용적인 드럼이 왜 앞바퀴에서 사라졌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열이 빠져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드럼은 마찰이 일어나는 부분을 둥근 통이 감싸고 있습니다.
한 번 뜨거워지면 내부의 열이 쉽게 식지 않습니다.
산길에서 계속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동력이 약해질 수 있죠.
비나 물이 안으로 들어가도 마르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태를 확인하려면 둥근 드럼을 분리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브레이크 슈의 두께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드럼 브레이크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가볍고 출력이 낮은 차의 뒷바퀴에는 충분한 성능을 냅니다.
전기차에서도 드럼 방식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회생제동 덕분에 마찰식 브레이크를 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밀폐된 드럼은 사용량이 적어도 녹에 비교적 강합니다.
오래된 기술이 새로운 자동차에서 다시 역할을 얻은 것이죠.
4. 자동차는 왜 앞에는 디스크, 뒤에는 드럼을 달까
자동차가 멈출 때 차체의 무게는 앞쪽으로 쏠립니다.
급제동하면 운전자의 몸이 앞으로 기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때 앞바퀴가 노면을 누르는 힘도 더 커집니다.
자연스럽게 앞브레이크가 더 많은 제동을 담당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앞브레이크가 훨씬 많은 일을 합니다.
그래서 열에 강한 디스크 브레이크를 앞쪽에 배치합니다.
반면 뒷바퀴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동력을 담당합니다.
뒤쪽에는 드럼 브레이크만으로도 충분한 차가 많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무조건 돈을 아끼려고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성능과 가격을 함께 고려한 설계에 가깝습니다.
소형차에 경주용 대형 브레이크를 장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무겁고 빠른 자동차에는 강한 제동장치가 필요합니다.
고성능 자동차가 네 바퀴에 디스크를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차체가 무거운 대형 SUV도 열 관리가 중요하고요.
디스크와 드럼의 가장 큰 차이는 열을 다루는 능력입니다.
디스크는 열이 생겨도 밖으로 빠르게 내보냅니다.
드럼은 적은 힘으로 큰 제동력을 만드는 데 유리합니다.
디스크는 운전자가 힘을 조절하기도 비교적 편합니다.
드럼은 주차 브레이크를 구성하기가 쉬운 편이고요.
둘 중 하나가 완벽하다면 다른 방식은 이미 사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 방식은 각자 잘하는 일이 분명합니다.
자동차 회사는 차량의 성격에 따라 알맞은 조합을 선택합니다.
앞뒤 모두 디스크라고 반드시 더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제동 성능에는 타이어와 노면 상태도 큰 영향을 줍니다.
ABS와 차체 자세제어장치의 작동도 중요하고요.
결국 브레이크 종류보다 전체적인 조화가 더 중요합니다.
5. 브레이크는 고장 나기 전에 말을 걸어온다
브레이크는 갑자기 아무 예고 없이 고장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미리 보내는 신호가 적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신호는 제동할 때 들리는 끼익 소리입니다.
패드가 닳아 경고판이 디스크에 닿을 때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드럼 안의 브레이크 슈가 마모돼도 소음이 생길 수 있고요.
다만 소리가 난다고 무조건 부품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가 온 뒤 생긴 녹이나 먼지도 잠깐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소음이 계속 반복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핸들이 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스크가 고르게 마모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는 증상도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좌우 바퀴의 제동력이 달라졌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레이크 페달이 평소보다 깊게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브레이크액이나 유압 계통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페달이 갑자기 단단해지는 현상도 점검이 필요하고요.
브레이크액 역시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액체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수분을 흡수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높은 열을 받으면 기포가 생겨 제동력이 약해질 수도 있죠.
교환 시기는 차량 제조사의 점검 기준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브레이크 패드 수명은 운전 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시내에서 자주 멈추면 패드가 빠르게 마모될 수 있습니다.
산길과 긴 내리막을 자주 달려도 사용량이 늘어나고요.
긴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만 계속 밟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낮은 기어와 엔진브레이크를 함께 사용하면 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기차도 브레이크 점검을 빼먹어서는 안 됩니다.
패드가 늦게 닳더라도 디스크에 녹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브레이크는 평소에 자신의 존재를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순간에는 가장 먼저 운전자를 지켜줍니다.
엔진은 자동차를 목적지로 빠르게 데려다줍니다.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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